상속세는 얼마까지 안 내나요? — 일괄공제 5억·배우자공제 5억, '10억까지 0원'의 정확한 구조

상속세는 얼마까지 안 내나요? — 일괄공제 5억·배우자공제 5억, '10억까지 0원'의 정확한 구조
안녕하세요. 담연세무회계 대표세무사 반채웅입니다.
상속 상담을 하다 보면 첫 질문이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배우자가 있으면 10억까지는 상속세 없다던데요, 맞나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직후에 오시는 분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가늠해 보려는 분도 대부분 이 문장 하나를 들고 오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있는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상속재산 10억 원까지 상속세가 0원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법에 "10억까지 면제"라고 적혀 있어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공제 두 개가 겹쳐서 만들어지는 결과입니다. 그래서 가족 구성이 조금만 달라져도 10억이 아니라 5억이 되기도 하고, 요건을 놓치면 예상보다 세금이 커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10억'이 정확히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언제 무너지는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상속세 공제, 기본은 정확히 얼마인가요?
상속세 공제의 출발점은 두 가지입니다.
- 기초공제 2억 원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8조)
- 그 밖의 인적공제 (같은 법 제20조): 자녀 1명당 5천만 원, 미성년자·65세 이상·장애인에 대한 추가 공제
그런데 법 제21조는 여기에 선택지를 하나 더 줍니다. "기초공제 + 인적공제 합계"와 "일괄공제 5억 원" 중 큰 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계산해 보면 답이 금방 나옵니다. 기초공제 2억에 자녀공제를 더해 5억을 넘기려면 자녀가 7명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거의 모든 가정이 일괄공제 5억 원을 선택하게 되고, "상속세는 기본 5억까지는 안 나온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참고로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 일괄공제 5억 원은 적용됩니다(제21조 제1항 단서). 다만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에는 일괄공제를 쓸 수 없고 기초공제와 인적공제 합계만 공제된다는 예외가 있습니다(제21조 제2항).
배우자가 있으면 왜 10억까지 0원인가요?
여기에 두 번째 공제가 더해집니다. 배우자 상속공제(제19조)입니다.
배우자 상속공제는 원래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법정상속분 한도(최대 30억 원) 안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제19조 제4항에 중요한 문장이 있습니다.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이 없거나 상속받은 금액이 5억원 미만이면 5억원을 공제한다.
즉, 배우자가 한 푼도 상속받지 않아도 최소 5억 원은 무조건 공제됩니다. 그래서 배우자가 생존해 있는 상속이라면,
일괄공제 5억 + 배우자공제 최소 5억 = 10억 원
까지는 과세표준이 0이 되어 상속세가 나오지 않습니다. 흔히 말하는 "10억까지 무세"의 정체가 바로 이 조합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배우자가 안 계신 상속(한 분이 먼저 돌아가신 뒤 남은 한 분의 상속)은 기준선이 5억 원으로 내려옵니다. 같은 집 재산인데 첫 번째 상속에서는 세금이 없다가 두 번째 상속에서 세금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면, 배우자공제를 최소치인 5억 원이 아니라 실제 상속받은 금액대로 더 크게 받으려면 배우자 몫의 재산을 기한 내에 분할하고 등기까지 마쳐야 하는 요건(배우자상속재산분할기한, 제19조 제2항)이 붙습니다. 배우자 몫이 커서 5억을 초과하는 공제를 계획하신다면 이 기한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면제한도'라는 말, 무엇이 오해인가요?
포털에 "상속세 면제한도"라고 검색하는 분이 한 달에 2만 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세법 어디에도 '면제한도'라는 조문은 없습니다. 이 말이 만드는 오해가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10억은 고정된 숫자가 아닙니다. 위에서 본 대로 배우자 유무에 따라 5억과 10억으로 갈리고, 배우자가 단독상속하면 일괄공제가 빠져 계산이 또 달라집니다. 가족 구성부터 확인해야 내 기준선이 나옵니다.
둘째, 공제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예금·주식 같은 금융재산이 있으면 금융재산 상속공제(제22조)로 순금융재산가액의 20%를 2억 원 한도로 추가 공제받습니다. 10년 이상 함께 산 주택을 상속받는 무주택 자녀라면 (제23조의2, 최대 6억 원)도 검토 대상입니다. "10억 넘으니 무조건 세금"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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