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받은 만큼 과세' 전환, 어디까지 왔나 — 지금 준비할 것과 기다릴 것

안녕하세요. 담연세무회계 대표세무사 반채웅입니다.
상속 상담을 하다 보면 요즘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습니다. "상속세가 '받은 만큼 내는 방식'으로 바뀐다던데, 그럼 지금 증여해 두는 게 손해인가요?" 이달 초 국회에서 상속세 개편 토론회가 열리면서 관련 기사가 다시 쏟아졌고, 그만큼 문의도 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유산취득세 전환 법안은 2026년 7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고, 지금 상속이 개시되면 현행 제도 — 유산 총액 기준 과세, 일괄공제 5억 원 — 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방향 자체는 구체적인 정부안까지 나와 있는 만큼, 무엇이 확정이고 무엇이 논의 중인지 구분해서 준비하는 것이 지금 할 일입니다.
유산세와 유산취득세, 뭐가 다른가요?
현행 상속세는 유산세 방식입니다. 돌아가신 분이 남긴 유산 총액에 누진세율(10~50%)을 먼저 적용해 세액을 정한 뒤, 상속인들이 나눠 부담합니다. 그래서 같은 재산을 몇 명이 나눠 받든 세금 총액은 같습니다.
정부안인 유산취득세는 기준을 뒤집습니다. 상속인 각자가 실제로 취득한 재산에 각자 세율을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15억 원을 자녀 셋이 5억 원씩 나눠 받으면, 현행은 15억 원 기준으로 과세하지만 개편안에서는 각자 5억 원 기준으로 과세합니다. 누진세율 구조에서는 나눠 받을수록 세 부담이 줄어드는 방향입니다.
참고로 세율 자체(과세표준 30억 초과 시 50%)는 이번 정부안에서 바뀌지 않습니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최고세율 인하"는 정부안이 아니라 국회 토론회 차원의 별도 주장입니다.
공제는 어떻게 바뀌나요? (정부안 기준)
정부안(2025년 3월 발표, 입법예고 공고 제2025-79호)의 공제 구조는 현행과 상당히 다릅니다.
| 구분 | 현행 | 정부안 |
|---|---|---|
| 일괄공제 | 5억 원 | 폐지 |
| 자녀공제 | 1인당 5,000만 원 | 1인당 5억 원 |
| 배우자공제 | 5억~30억 원 | 취득 10억 이하 전액 공제, 초과 시 법정상속분 한도 |
| 하한 장치 | — | 인적공제 최저한 10억 원 신설 |
자녀공제가 10배로 커지는 대신 일괄공제가 사라지고, 자녀 수와 무관하게 전체 10억 원까지는 과세되지 않도록 하한을 두는 구조입니다. 정부 설명 기준으로 과세대상 비율(현재 약 6.8%)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습니다. 다만 이 수치들은 모두 국회 통과 전의 정부안입니다.
사전증여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변화가 이 부분입니다.
현행 제도는 상속개시 전 **10년 내 상속인에게 준 증여(상속인 외는 5년)**를 유산 총액에 전부 합산합니다. 형제 중 한 명이 받은 증여가 다른 형제의 상속세 부담에도 영향을 주는 구조입니다.
유산취득세로 바뀌면 계산이 상속인별로 이뤄지므로, 각자 받은 사전증여만 각자의 세액 계산에 합산됩니다. 남이 받은 증여는 내 상속세와 무관해집니다. 생전에 재산을 어떻게 나눠 증여해 두느냐의 효과가 지금과 달라진다는 뜻이고, 전환 전후 증여 시점 선택이 절세 설계의 핵심 변수가 됩니다.
이 밖에 정부안에는 재산분할 신고기한(신고기한 다음날부터 9개월), 상속받은 재산을 5년 내 다시 증여할 때의 우회상속 방지 장치, 상속인별 개별 신고 원칙 등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 확정된 것과 아닌 것
- 확정 (현행 유지 중): 유산세 방식, 일괄공제 5억, 자녀공제 5,000만 원, 세율 10~50%, 사전증여 10년 합산. 지금 상속이 개시되면 이 규칙으로 과세됩니다.
- 정부안 (국회 계류): 유산취득세 전환, 자녀공제 5억, 인적공제 최저한 10억, 시행 목표 2028년.
- 논의 수준 (정부안 아님): 최고세율 인하, 가업상속공제 확대 등 토론회 차원의 제안들.
그럼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첫째, 지금 기준으로 유효한 절세 수단은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증여재산공제(성인 자녀 5,000만 원/10년 등)를 활용한 분산 증여는 제도가 어느 쪽으로 가든 유효합니다.
둘째, 대규모 증여의 타이밍은 전환 가능성을 변수로 넣고 판단하셔야 합니다. 유산취득세 전환 시 '누가 받았는지'별 합산으로 바뀌기 때문에, 같은 증여라도 전환 전과 후의 효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셋째, 상속인이 여러 명이라면 재산 분할 구도를 미리 그려 두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유산취득세 구조에서는 분할 방식 자체가 세액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며
- 유산취득세 전환은 아직 시행되지 않았고, 지금은 현행 제도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 정부안 핵심: 상속인별 과세, 자녀공제 5억, 인적공제 최저한 10억, 각자 받은 증여만 합산 — 시행 목표 2028년
- 세율 인하는 정부안에 없는 별도 논의입니다
- 지금 할 일: 현행 기준 절세는 실행, 대규모 증여는 전환 변수 반영, 분할 구도 사전 설계
이 글을 검색해서 보셨다면, 상속·증여 계획을 언제 실행할지 고민 중이실 겁니다. 제도 전환기는 서두르는 쪽도 미루는 쪽도 정답이 아닙니다 — 재산 구성과 가족 구도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니, 전문가와 함께 두 시나리오를 모두 놓고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담연세무회계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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