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출처조사, 소명하지 못하면 증여로 추정됩니다 인정되는 자금 3가지와 무신고 시 제척기간 15년

안녕하세요. 담연 세무회계 대표세무사 반채웅입니다.
세무서에서 온 봉투를 들고 전화를 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집을 사고 몇 달 지난 뒤, 또는 대출 잔액을 한 번에 갚고 난 뒤에 「상속세(증여세) 해명자료 제출 안내」라는 서식이 도착했다는 연락이었습니다. 첫 질문은 대체로 같았습니다. "돈이 어디서 났는지 설명만 드리면 되는 것 아닌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절차에서 다투는 것은 돈의 출처를 얼마나 그럴듯하게 설명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증명할 부담을 지느냐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 제1항은 재산 취득자의 직업, 연령, 소득 및 재산 상태 등으로 볼 때 자력으로 취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로서 시행령이 정한 경우에 그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행령의 요건은 뒤에서 볼 세 가지 자금의 입증액 합계가 취득가액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추정이 한번 성립하면 증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야 할 쪽이 세무서에서 납세자로 넘어옵니다. 그래서 소명의 성패는 말솜씨가 아니라, 시행령이 열거한 자금 항목에 내 돈이 들어가는지와 그 돈이 그 거래로 흘러간 경로를 계좌로 보일 수 있는지에서 결정됩니다.
「해명자료 제출 안내」와 세무조사 사전통지는 무엇이 다른가요?
같은 세무서 봉투라도 안에 든 서식에 따라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국세청 훈령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 제1조의2 제11호는 자금출처조사를 재산 취득이나 채무 상환에 든 자금의 원천이 직업·연령·소득 및 재산상태 등으로 보아 본인의 자금능력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그 출처를 밝혀 증여세 등의 탈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행하는 세무조사라고 정의합니다. 법적으로 세무조사이므로 국세기본법 제7장이 정한 사전통지, 조력을 받을 권리, 결과통지, 과세전적부심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반면 「상속세(증여세) 해명자료 제출 안내」(별지 제5호 서식)는 아직 조사가 아니라 과세자료를 처리하는 단계에서 나갑니다. 훈령 제13조 제3항은 납세자의 해명이 필요한 경우 이 안내와 함께 「납세자 해명자료 제출」(별지 제30호 서식), 「권리보호 요청제도에 대한 안내」(별지 제25호 서식)를 서면으로 발송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는 「상속세(증여세) 해명자료 검토결과 안내」(별지 제18호 서식)로 통보되고, 고지할 세액이 없는 경우에도 통보 대상입니다. 다만 과세할 내용을 고지 전에 미리 알리는 과세예고통지나 세무조사 사전통지를 한 경우에는 이 검토결과 안내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7항 단서).
이 단계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은 안내문을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훈령 제13조 제5항은 납세자가 해명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제출된 해명자료의 내용만으로 과세자료를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현장확인이나 실지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침묵과 부실한 답변 자체가 실지조사로 올라가는 사유가 된다는 뜻입니다. 조사로 전환되면 국세기본법 제81조의7 제1항에 따라 조사를 시작하기 20일 전에 조사대상 세목과 조사기간, 조사 사유를 적은 사전통지를 받습니다. 사전통지를 받고 조사를 받기 곤란한 사유가 있으시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연기를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제1항 단서는 사전통지를 하면 증거인멸 등으로 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통지 없이 착수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 계좌 자료가 쟁점인 자금출처조사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예외입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실 것이 있습니다. 훈령 제41조 제2항은 자금출처조사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이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으로부터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혐의가 있는 경우 그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을 조사대상자로 동시에 선정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자녀 한 사람에게 온 안내문이 부모의 계좌까지 함께 여는 근거가 이 조항입니다.
자금출처를 대지 못하면 무조건 증여세가 나오나요?
무조건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증여세의 부과요건인 재산의 증여사실을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이 입증할 사항으로 봅니다. 이 원칙을 밝힌 것이 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3두10732 판결입니다. 납세자 명의 계좌에서 인출한 돈으로 토지를 낙찰받았는데, 세무서가 그 돈을 배우자에게서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한 사안이었습니다.
증여세의 부과요건인 재산의 증여사실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이 입증할 사항이므로, 재산취득 당시 일정한 직업과 상당한 재력이 있고, 또 그로 인하여 실제로도 상당한 소득이 있었던 자라면, 그 재산을 취득하는 데 소요된 자금을 일일이 제시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의 취득자금 중 출처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한 부분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같은 판결은 증여를 추정하려면 수증자에게 일정한 직업이나 소득이 없다는 점 외에 증여자에게 재산을 증여할 만한 재력이 있다는 점까지 과세관청이 입증하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원심은 그 계좌에 들어 있던 돈이 원고 소유라는 점을 원고가 입증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판단했는데, 대법원은 그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내 이름으로 된 계좌의 돈이 내 것임을 내가 먼저 증명하라는 요구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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